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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은 남겨놓고 흔적은 가져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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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송윤매 댓글 1건 조회 290회 작성일 10-09-11 02:11

본문

하나밖에 없는 아들녀석이 선물한 손녀딸의 돌을 맞아
우리 가족의 늦은 휴가를 위하여
1주일 내내 인터넷에서 팬션을 뒤져야했다

하루 이틀 보내고 오는 잠자리지만 마음을 내려놓을 수 있는 곳을 찾아서....

평소 좋아하는 봉평.....메밀꽃의 축제도 있고....
봉평의 팬션을 모두 뒤지다 결국... 애초부터 거기 그 자리에 있었던 것 같은 야생초들이
옹기종기 모여앉아 도란도란 이야기를 만들어 내는 곳일 것 같아
돔팬션에 2일간의 둥지를 틀게 되었다

양양 바닷가에서 하루를 묵고 늦은 저녁 찾은 돔 팬션....
55년생의 엄마인 나는 참 좋았다

가지 밭이 있고
고추밭이 있고
방울토마토가 있고
주인의 사랑을 듬북 먹고 자란 텃밭의 ...가을 열매들
그리고 둥근 돔의 담자락에 기대어 피고 지는 야생초들.....
쏟아질 것 같은 별....
안개 자욱한 새벽....
여명에 밀려 떠 가는 푸른 안개...개울 물소리
풀벌레 소리 자장가 되어 밤 새
달빛 머금은 창가에서 함께 해 주고

빠알간 가을 아침 햇살이 눈이 부시던...
서늘한 바람....
손녀의 재롱까지 더 해서 환상적인 돔팬션에서의 2일간의 휴가

난 팬션을 가면 주인장의 성품을 눈 여겨 본다
평창 한우....아주  질 좋은 한우 정육점에서 구했고 바베큐파티....

맘씨 좋을 것 같은...
 여유있어 보이는 주인장은 고추와 방울토마토 참기름소금...을 가져 오셨고
사실은 다 준비 해 갔는데......
모기향을 여기 저기 피우라며 많이 갖다 놓고 가신다
어느 팬션에선 달랑 하나 피워주고 가더구만...ㅎ
난 아주 작은 부분을 눈여겨 보는 성격이다
주인장의 후한 성품이 보인다

방울 토마토를 돌배기 손녀가 잘 먹었다
할아버지인 나의 남편은 손녀가 먹는 것이 예뻐서
다음 날 몇 개 얻어 오라 했지만 난 말하지 않았다 ㅎ
사실은 무공해일 것 같아 욕심은 났지만.....

떠나 오던 날
난 이불을 두부모처럼 예쁘게 게어놓고
이불장도 열어놓고....
다락방도 쓸어놓고....
가족을 모두 나가게 하고 비질까지 깨끗하게 해 놓고 나왔다
목욕탕의 머리카락까지 휴지로 한 번 훔치고.....

머리카락은 내 집에서
내 머리가 빠져 돌아다녀도 흉칙하니까....
냉장고까지 닦아 놓고 냉장고 문도 열어놓고....
모든 코드 다 뽑아놓고.....
쓰레기 분리수거까지.....

흔적은 남기지 않기...
추억만 남겨놓고...흔적은 가져 오고....
나의 철칙이니까....

어느 팬션에서 묵던......흔적은 가져오는 사람
나 같은 손님 이쁘지요?ㅎ

참 좋았습니다
하얀 눈이 소복하게 쌓이는 겨울도 또 가고 싶습니다
늘 여행을 맘속에 품고 사니까요

돔팬션을 다녀가신 모든 분들...
그리고 앞으로 다녀가실 모든 분들...모두 모두 행복하세요
그리고 주인장도....

댓글목록

돔지기님의 댓글

돔지기 작성일

안녕하세요?
편안히 쉬시고, 좋은 여행 하신 것만도 고마운데,
시처럼 아름다운 여행후기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담 자락에 기대어 피고 지는 야생초들......”
“여명에 밀려 떠가는 푸른 안개..... 개울 물소리”
저도 잠시 시상에 잠겨 봅니다.
행복한 가족의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가실 때 방울토마토를 듬뿍 드리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쉽네요.
말씀해 주셨으면 좋았을 텐데요.
요즘은 손님들이 대부분  청소를 깨끗이 하시고 가시지만,
손님처럼 깔끔하게 뒷마무리를 하신 분들이야 말로
아름다운 여행 문화를 선도하시는 분들이지요. 
기회가 되시면 다시 찾아주세요.
늘 건강하시고, 가정에 행복이 가득하시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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